#7 미안한 마음에

168 10 1
                                    




(민윤기 시점)

"석현이랑 지우, 니네 쪽 신입한테 수비 잘 다루라 해, 상대팀 패턴은 여전할 테니까."

"네 형!"

"윤기는 나랑 패스 잘 주고 받고, 알지? 다른 애들은 얘 받쳐주고"

시합 전, 석진이 형은 팀원들에게 이리저리 지도하느라 바빴다. 저 형은 게임할때 만큼은 카리스마가 넘치지.

상대팀을 보니, 괜히 똥 폼을 잡는 게 보였다. 게임에서는 저러면 안되지. 얼마나 시합에 전념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달라진다.

"윤기! 물 좀 마셔라"

"아, 네 형. 고마워요."

"긴장하지 말고"

내 썩소를 보고 석진이형은 아차 싶었다.

"아 네가 긴장할 리가..하하. 신입생들한테 말하다 헛나왔네."

"에이..저도 당연히 하죠 형"

"겸손한 척은... 잘하자 슈팅가드"

짧은 대화를 마무리하며, 마지막 준비를 하러 가는 석진이형이었다. 시간을 확인하자 4시 10분이었다. 5분 후 경기가 시작되는데, 주위를 둘러보아도 윤서가 안보였다. 이 몹쓸 동생... 까먹었나 보구나.

"대표 선수들, 가운데로 모이세요."

석진이형과 상대팀의 대표가 나와 경기가 시작됐다. 심판은 공을 위로 던졌고, 석진이 형이 공을 먼저 쳐 내렸다. 유리해진 우리 팀은 이리저리 패스하다 지우가 내 이름을 부르며 나에게로 공이 왔다.

"윤기! 골!"

난 공을 위로 던졌다. 던지는 순간 미스라는 것을 알아버렸다. 정신 차리자 민윤기.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는 팀원들에게 미안하다 말했고, 다시 뛰기 시작했다.

"말만 슈팅가드지. 별거 아니네"

상대 팀원 중에 내게 전하는 기분 나쁜 말이 들려왔다. 당연히 무시했다. 흥분을 하면 지는 게임이니까..

6분이 지났다. 원래 같으면 스코어를 했을 터 이지만, 집중이 안됐다. 미스를 2번 하고 무언가가 이상한걸 눈치챈 석진이형은 나를 쉬라고 하며 내보냈다.

"형 저 아직 할 수 있어요"

"설마 그때 첫날 부상 때문이야? 무리하지마"

아니다... 더 이상 아프지도 않는데 왜 이러지 난.. 의자에 앉아서 머리를 비우는 중, 누군가가 내 어깨를 감싸는 느낌에 뒤를 돌아봤다.

"오빠 이거 마시고 해^^"

윤서였다. 내게 포카리스웻을 건네며 헉헉대는 모습으로 나타난 내 동생이었다. 안 잊고 뛰어왔네.. 기분이 좋아져 씩 웃고 음료를 받아 벌컥 마셨다.

"늦었다 너"

"헤..미안. 일이 꼬였지 뭐야.."

조금 피곤한 기색이 보인다. 윤서가 뒤를 보며 째려보아 나도 따라 보았더니, 김미연, 오혁, 송효정, 그리고 첫날에 본 그 두 명의 사내놈들이 같이 있었다.

"저 둘이랑 친해진 거야?"

"설마!!! 그냥 운 나쁘게 들러 붙었어...흑"

서글픈 표정을 짓는 윤서를 보고 피식 웃다, 머리를 쓰담아주고 일어났다.

"근데 왜 여기 있어? 오빠가 나가서 뛰고 있어야 하는데..."

"아 목말라서 나왔지. 마침 네가 딱 왔네."

"뭐?! 그게 가능해?"

"나는 가능해"

어이없어하는 윤서를 뒤로한 채 다시 신호를 주고 게임에 들어섰다. 밝아진 내 표정을 본 석진이형은 다행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모두 게임에 몰두 하기 시작했다.

"선수교체! 민윤기 선수가 다시 들어왔습니다."

사회자의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환호소리가 들렸다. 물론 그 환호소리 중에 사회자 보다 더 큰 소리가 들려왔다...

"민윤기!!!!!! 잘해라!!!!!!!!!!!!! 화이팅!!!!"

민윤서 고맙다. 너 근데 망신 주고 있어 친구들한테..하하.


-----------------------------------------------


"휴식! 선수들은 5분간의 휴식을 취하세요. 현재 스코어는 12대 2. 12대 2"

고향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