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전정국의 생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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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효정 시점)

'뚜르르르... 뚜르르르'

엊그제 윤서와 싸우고 난뒤, 연락을 서로 안했다. 사실 지금 정국이 파티를 애랑 함께 가고 싶은건 내 욕심일까?.. 알고있다. 민윤서는 남자를 질색하는것도 있지만, 생일을 챙기기 싫어하는거... 항상 누군가의 생일이거나 자신의 생일일때 안좋은 일이 있었으니. 몇년전 윤서의 아버님도 돌아가셨을때에도 3월 5일, 걔 생일이였다.

나는 한숨만 쉬며 애타게 폰을 들고 윤서 집앞에서 기다렸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내가 도와줄 수는 없는건가.. 윤서도 극복해야되는데.. 왜 나는 무능한거 같지..

"(딸각) 응."

"...윤서야?"

"왜."

"아..어디야?"

"집."

"바빠?"

"아니."

"정국이... 생일 파티 갈래?"

전화넘어 한참 고요함만 맴돌다, 이내 윤서가 알았다며 오겠다고 했다. 하.. 역시 민윤서는 쿨해서 좋아.

요새 정국이랑 문자를 주고 받을때가 많았다. 이정도면 친해진거 아닌가..? 정국이 번호를 아는 사람도 몇명 없을텐데...헤 별거 가지고 기분 좋네 송효정. 나는 폰을 키고 정국이에게 문자를 보냈다.

'정국아! 윤서도 올수 있대ㅎㅎ'

띵. 와.. 오늘따라 답이 빠르네.

'잘됐다ㅎ 지금 거의 다 왔으니까 니네도 조심히 와~'

....심쿵. 지금 골벵이 쓴거야? 나한테 ~ 이 표시를 보낸거야? 꺄하하하하 어머 어떻게 완전 다정하네 꺄르르르~

나는 혼자 미친년 처럼 방방 뛰고 소리 지르면서 설레고 있었다. 누군가가 분위기를 깨기 전까지...;

"미친년.. 뭐하냐"

이 시크한 말투는 말안해도 뻔히 민윤서였다. 얘는 도대체 언제 오고 어디서부터 지켜본거야...ㅠ.. 사실 정국이 집은 윤서의 이웃처럼 정말 가까운 동네에 있었다. 나와는 조금 먼...? 이 지지배한테 집 바꾸자 하면 뺨 맞겠지? 그냥 조용히 있어야겠다.

....민윤서를 쭉 스캔해보니 왜 5분채 안돼 빨리 나올수 있었는지 알수 있었다. 내가 장담컨대, 지금 머리만 빨리 감고 나왔지, 복장은 집안에 있었을때에 그대로 하고 나온걸거야. 검정색 아디다스 후드에, 검정색 아이다스 바지였다. 그리고 또 검정색 삼선 슬리퍼. 얘는 뭐가 이렇게 꺼매 다; 그에 비해선 난... 잔뜩 꾸민게 티나겠지...?

"넌 옷이 그게 뭐냐. 걍 걔네 집에서 하는거라며"

"아니 그래도... 넌 어떻게 그냥 잠옷을 입고 왔니;"

"...잠옷? 뒤질래? 지금 아디다스 무시해? 너는 무슨 마룬 원피스 입고 화장은 어휴 또 떡을 칠했네"

윤서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걷기 시작했다. 지금 딱 하나 후회되는게 있다면, 하이힐을 신은거? 지금 뭐 택시를 잡으면 얘한테 엄청 욕먹을게 뻔하고.. 아유 내 신세야.

한참 끙끙대고 있었던 내게 와, 내 짐을 들어주는 젠틀맨 민윤서. 그러고보니 윤서도 무언갈 따로 들고 있었다. Muji 종이가방인가?

"그건 뭐야?"

"전정국 선물. 무지색 티 몇개 샀어."

"올.. 언제 준비했대?"

"니는? 뭐 줄거야"

나는 아무말 없이 꼭 들고 있던 큰 상자를 내려 봤다. 부담스럽진 않았으면 좋겠다... 어렵게 생각하고 준비한건데..ㅎ

"어, 뭐 아직 들고 있었네. 줘 내가 들게"

"아, 아니야! 이건 내가 들수 있어!"

"...맘대로해라"

이거라도 조심히 내가 잘 전해줘야지.. 우리는 10분도 안되서 정국이네 집 앞에 도착했다. 아으 떨려... 초인종을 누르려 문앞에 다가갔다. 안에는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리는것보니, 이미 다 와있겠구나..

"집 존나 크네.. "

뒤에서 윤서는 놀라며 집밖을 구경하고 있었다. 정말 크긴 크네.. 주택에 살줄이야.. 여기서 혼자 사는걸까?

딩동.

"야 민윤서 내가 누르려 했는-"

"여보들~! 드디어 왔네!"

고향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