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애정담긴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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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라고 하기엔 늦고, 점심이라고 하기엔 이른 시간이었다. 멀쩡한 청년 8명은 어젯밤에 전정국의 생일을 축하하다 술에 취해 그대로 그 집에서 잠들었던 것이다.

참 다행인건 아무런 사고 없이 밤이 지나갔다고 하자, 하지만 그 평화 아닌 평화는 전정국의 부모님이 오시기 전일 뿐이었다.

"아들! 엄마 왔....세상에"

정국의 어머니의 눈앞에는 소파에 베베꼬여 자고 있는 김미연과 오혁이었다. 물론, 별다른 일 없이 곤히 잠든 모습이었지만, 자신의 아들 집에 웬 남성과 여성이 자고 있는 광경에 놀라지 않을 부모님이 어디에 있을까. 입을 떡- 크게 열고 얼어있는 어머니와 달리, 아버지가 들어오며 그 둘을 보고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 위로 향하였다. 자신의 아들 방에 노크하고 들어가서, 전정국과 김태형, 그리고 김석진이 한 침대에서 우스꽝스럽게 자고 있는 것이 보았다. 흐뭇하게 바라보다 얌전히 깨우려고 했지만..

"악!!!! 아파!!!"

"세상에 세상에! 멀쩡한 집에 왜 이렇게 자고 있는 청년들이 많아! 그것도 남자랑 여자 둘이!!"

"아 아줌마는 누군데요!!!"

"아...아줌마?! 이 집 주인 되는 사람이야!!"

"으..응... 시끄러..."

"거기 남성분도 얼른 일어나지!!"

정국의 아버지가 깨우기도 전에 소란스러운 소리가 옆방에서 들려왔다. 딱 들어보니, 정국의 어머니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함께 자고 있는 민윤서, 민윤기, 그리고 송효정을 깨우는 거 같았다. 빽 소리 치는 여자의 목소리는 민윤서였고, 아직 잠결에 무슨 일인지 몰라 하는 민윤기와, 목소리가 안 들리는 송효정을 보아 아직 잠들어 있을 것이다. 물론 같은 침대에서 자고 있는 셋일 테니 서로가 남매인 것을 모르는 어머니가 놀라는 것은 당연했고, 구석에 자고 있는 송효정은 더웠는지, 윗옷이 얇아 보였다. 당연히 오해 받을 상황이었다.

"...음...어.. 삼촌"

"어어.. 태형아. 정국이 생일이라 친구들이랑 모여 놀았나 보구나"

"아 네.. 잠깐만요, 지금 저 소리 이모에요?!"

"음.. 옆방에도 니 친구들 보고 놀랐나 보군 허허-"

아버지 말이 끝나기도 전에 김태형은 허우적거리며 뛰쳐나갔다. 소리 때문에 일어난 김석진도 정국의 아버지께 인사 드리고 따라 나갔다.

"여전히 잠꾸러기네 이 녀석.. 전정국! 일어나!"

곤히 잠들어 있는 전정국을 박력 있게 깨우는 아버지였다. 원래는 더 잘 안 깨면서 익숙한 목소리에 부스스 일어나는 정국이었다.

"아빠!"

"어제 도착할라 했는데 태형이 아빠가 일이 생겨서 도와주다 오느라 늦었다. 생일 축하한다"

"안 와도 된다 했잖아-..."

정국도 옆방의 소란이 들려 뻥 져 있다 잠이 한 순간에 깨며 물어왔다.

"설마 엄마도 왔어?"

"니 생일인데 당연하지, 근데 걱정 마 혼자 오해한 상황같으니ㄲ-"

아버지의 말이 끝나기도 전 정국도 뛰어나가버렸다. 그렇게 아버지는 한참이나 혼자 외롭게 그 방에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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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리 아들이랑 반 친구라고? 저 둘은 남매고?"

"네 어머니! 충격먹으셨을텐데...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아니야 아니야! 이 아가씨 참 착하네... 내가 미안해! 오해해서"

"아니에요! 충분히 오해 하셨을 상황인데... "

아우 저 가스나는 뭘 자꾸 싹싹 빌고 있어... 꼴에 전정국 엄마라고 잘 보일라 하네. 뭐, 사실 나만 빼고 다 일어나서 두 부모님께 사과를 하고 있었다. 나는 아직도 저 아줌마가 때린 궁뎅이와 팔, 그리고 몸 곳곳이 아파 어루만지고 있었다.

"흠흠.. 거기. 학생한테도 미안하게 됐어"

"아, 예에~ 괜찮습니다. 그냥 몸이 피 멍이 이곳 저곳... 아휴 아파 죽겠지만"

"저...저저 피 멍은 무슨!"

아줌마가 날 또 다시 구박하기 전에 민윤기가 내 머리를 콩 박았다. 아 진짜!

고향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