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라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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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시점)

"자자 모두 내일부터 시험이 시작 되는데 다들 준비 됐나?"

"네!"

"그렇지. 다 잘할 거라 믿는다. 오늘은 선생님에 따라 복습도 해주실수도 있고 자율 학습하라고도 할거야. 지금은 너네끼리 자습 하도록."

"네!!"

월요일 아침. 선생님의 한마디에 반 전체는 준비가 됐다는 자세를 보여줬다. 적어도 다른 반들보다는 조용하고 성실한 학생들이 많아서 여기가 공부할 때는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그래서 다른 반들도 1반은 잘 못 건드리는건가.. 뭐 차라리 잘됐네. 꼴통들과 같은 반이었을 때 하루도 조용할 날은 없었으니까.

"그리고 이번 주 야자는 하든 말든 자윤데, 우리 반에서 2명이 항상 자주 빠지더라? 김태형 그리고 민윤서! 너네는 이번 주에 매일같이 오도록!"

"아 왜요 쌤! 자유라면서!"

"내가 너그럽게 봐주려고 했는데, 양심적으로 이때까지 10번 이상은 빠졌지? 안 오면 벌점이다"

"와... 무슨 논립니까"

"벌점은 괜찮다는 건가?"

"아닙니다.. 가겠습니다."

조용한 날들에 가끔씩 이 반에서도 시끄러워질 때는 항상 민윤서와 김태형 때문이다. 둘 이는 어느새 친해진 건지 항상 티격태격... 다행히 수업시간에 한쪽은 맨날 자고 있어서 방해는 안되지만.. 거슬린다. 공부에 방해만 안되면 나도 가만히 있었는데, 왜 자꾸 예민해지는 걸까. 찡찡대는 윤서의 목소리와 선생님의 단호하신 결정에 웃겨 애들이 웃고 싶었지만 참는 기색이 보였다. 쟤가 무섭긴 한 가보구나..

"민윤서. 네 옆에 김태형 좀 깨워서 말 전해라. 오늘 야자 꼭 오게 하도록."

"제가 왜요.."

"쟤가 안 오고 너만 오면 그래도 벌점"

"헐.. 야 네 인나라. 김태형!"

찰싹. 들려오는 김태형의 비명과 함께 선생님은 웃으며 나가셨다. 저 놈은 왜 이반에 있는 거지? 다른 반들은 몰라도 확실히 1반에는 상위권 점수로 들어온 거라는데.. 맨날 잠만 자는데 선생님들의 미움도 받지 않네. 나는 어리둥절하면서도 약간의 불쾌함에 뒤돌아봤다. 싸우는 줄 알았지만 윤서와 김태형은 웃고 있었다. 뭐가 그리 재미있다고.. 얻어 맞고 때리는 게 그렇게 좋나?

"쟤네 되게 걱정된다, 그렇지 남준아?"

내 짝꿍 이강솔이 내 옆에서 물어봤다. 나는 다시 앞을 보고 책을 꺼내 공부할 준비를 했다.

"뭐가?"

"아..아니 곧 시험인데 저러고 있으니까."

"하하.. 남자애는 모르겠지만 윤서는 걱정할 필요 없어."

"...왜?"

나는 왜인지 모르지만 뿌듯한 미소로 바라보며 작게 말했다.

"잘하니까."

어처구니 없던지 이강솔도 조용히 하며 자신의 노트들을 읽기에 바빴다. 사실 공부를 할 때 조용하던 않던 상관은 없었다. 집중을 하면 안 들리니까.. 음악을 들으려고 mp3를 찾으려고 가방을 뒤지다,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손이 멈췄다.

"윤서야 이거 갈 켜줘"

"...이것도 몰라?! 너 여태껏 뭐했냐?"

"그래도 배우려는 의지가 있잖냐 요렇게. 멋지지 않냐?"

"허 참나! 뭐가? 도대체 뭐가 멋지다는 거? 괜히 모르는 척해서 나 귀찮게 하지 말고 제대로 해라"

"아이 모르는데 우째 공부를 하노 내가! 니 자꾸 그러면 내 확 니랑 순심이 얘기해ㅂ-"

"아 닥쳐!!! 알겠으니까 닥치라고!"

그러고는 둘이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나가고 나서야 애들도 긴장이 풀리는지 말을 꺼내기 시작했고..

"아오 드디어 갔네. 겁나 시끄러워"

"안 그래도 내가 나가서 도서관 갈려고 했다! 지 발로 나가주니깐 얼마나 좋아"

"민윤서 진짜 맨날 남자들한테 꼬리나 치고...공부도 안 하면서 점수는 왜 그렇게 좋대?"

"혹시 몰라, 커닝 하는 거 아니야? 아 김태형 내껀데 짜증나 쟤"

고향Where stories live. Discover now